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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여인의 다이어트

이 시대의 화두인 다이어트!


계절과 나이를 불문하고 웰빙시대의 다이어트 열풍은 절대로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얼짱, 몸짱도 좋겠지만 비만은 만병의 근원임을 온 국민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꽃중년’이라는 신조어도 생긴 모양이다.

꾸준한 관리로 젊은이 못지않은 몸매와 탄력을 갖춘 꽃중년은 '건강 100세'를 지향하는 시대에 걸 맞는 용어인 듯싶다.


꽃중년 다이어트에 관하여 재밌는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한다.


재작년까지 대학원에서 동문수학한 분이 있었다.

경상도 포항에서 미래역학원을 하는 분인데 충청도 공주로 강의를 듣기 위해 그 전날부터 오시는 60살이 가까운 강건한 여자 분이다.

 

또한 그 나이에 비해 맑은 피부에다 군살까지 없어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일주일에 한번 씩 나이트클럽에 가서 몸을 푼다고 한다.

참 멋있는 다이어트라고 칭송했다.

 

작년 봄엔가경주에 출장갈 일이 있어서 연락했더니 반갑다고 늦은 밤에 포항에서 경주로 달려오셨다. 찻집에서 얘기하다가 피곤할 테니 어서 돌아가 쉬시라고 했더니

'이선생님이 이곳까지 왔으니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기 차를 타라고 극구 재촉했다.

 

나는 못이기는 척 경주의 번화가인 듯싶은 곳으로 갔다. 그분은 불빛이 현란한 곳에서 무엇인가 두런거리며 찾고 있었다. 마침내 '여기다!' 하고 손뼉 치며 내린 곳은

역시나!

**이라는 간판의 나이트클럽이었다.


이십대에 휘청거리며 적잖은 시간을 보냈던 고고장, 나이트그럽에 대한 향수가 떠올라 반가웠다. '그래요, 들어가 봅시다.' 둘은 의기투합했다.

 

홀 안을 살펴보니 20대후반부터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친구끼리, 연인끼리

때로는 부부끼리 온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야하기는커녕 건전한 오락장으로 느껴졌다.

테이블 자리에 앉아서 맥주와 안주를 먹으며 무대의 춤추는 사람들을 구경하다

디스코 타임엔 같이 나가서 몸도 좀 풀어주고 들어와 자리에 앉았는데 웨이터가 우리에게 와서 어디론가 자꾸 끌고 간다.

그러더니 나보다 한참 젊어 보이는 남자애들 앉은 자리에 합석하란다.

이런 게 부킹이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생경하여 우리자리로 되돌아왔을 때 다른 어떤 놈이 또 합석하자고 성화댄다.

 

성가셔서 피난하다시피 디스코타임인 무대로 나왔는데 끝날 무렵 

그중 한 놈이 블루스를 추자고 잡는다.

나이는 어림잡아도 나보다 15세는 아래로 보이는데... 와! 머리 아프구나.

피할 수 없는 마당이라 뻣뻣하게 억지춘향이 노릇하다가

말을 시켜보니 경주가 사는 곳이 아니란다.

그럼 왜 왔냐고 했더니 자기도 출장이라네.

 

그렇게 한 시간쯤 있다가 그 나이트클럽을 나왔을 때

내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알고

에너지가 넘치는 대학원 동기분이 하는 말,

'여기는 물이 안 좋구만. 다음엔 훨씬 물 좋은 포항으로 가자.'라고 했다.

경이로움에 난 웃을 수밖에..  

 

충청도에서는 쉽지 않게 화끈하게 사시는 그분에게

난 장난스럽게 '남자친구나 애인 있으세요.' 라고 물었더니

요즘 애인없는 여자가 어딨노. 적어도 스페어까지는 있어야 인생을 신나게 즐겁게 살지.

스페어? 순간 스페어 타이어가 떠올랐다.

남편에 애인에 스페어라...그럼 3명 이상이네.

이분은 나이가 한참 아래인 나보다 훨씬 낫다.

 

실제로 이분이 정말 스페어까지 두었는지

허장성세의 말뿐인지는 모르나

분명한 것은 사고가 개방적이고 유쾌하게 산다는 것이다.

그녀라고해서 매일 맑고 화장한 나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용기 있는 해소방법이 일면 우러러 보인다.

경상도 포항이면 그 옛날 신라땅이다.

자유분방했다는 신라인의 기질을 떠올려본다.

천년전 신라여인들은 나이트클럽 대신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면서 다이어트를 했을까?

 

지금도 연락만 하면 60살이 다된 자기 동창 남자친구를 내게 소개하겠다고 난리다.

아마도 스페어로겠지.

말씨나 성향으로 볼 때 신라인의 후예임에 분명해 보이는 그녀는

여전히 ‘꽃중년’을 향유하며 유쾌하게 살고 있을게다.♧



이수영  visionlks@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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