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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문화이주여성입니다”미국이주 27년 만에 귀국, 인권 활동가로 이주민에게 따뜻한 미소 당부

오늘 인터뷰 주인공은 국제결혼을 통해 27년간 미국이주 생활 중에 남편의 권유에 따라 4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이주생활을 하다 고국에 돌아와 보니 한국인이었지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어려움이 많았다.

한국어를 알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의미가 통하지 않고, 이해할 것 같은데도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나라에 온 이주민들의 고충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고 말하는 원근페리 강사. 그녀는 이주민들의 어려움에 앞장서서 해결사가 되겠다며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니 인권감수성이 저절로 생기는 시간이었다.

Q. 안녕하세요. 선생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원근페리입니다. 제 고향은 부여이고, 대전 호수돈여고를 졸업한 뒤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미군부대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미국인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을 한 후 미국에서 27년을 살다가 한국에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큰 딸은 미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있고, 사위도 미국인이며, 둘째도 호주인과 결혼하여 호주에 거주하고 있어요. 저희 가족은 모두가 다문화 가족입니다.

저는 현재 법무부 조기적응 프로그램 강사와 이주노동자 월드비젼 세계시민교육강사, 이주분야 인권강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3일에도 경주에서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였습니다.

 

Q. 국제결혼을 통해 다문화가정을 이루셨는데, 두 분은 처음에 어떻게 만나셨나요?

A. 남편은 미군부대에서 근무할 때 알게 된 장교로, 한국에서 18개월 동안 근무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Q. 한국으로 돌아오시게 된 과정과 돌아오셔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A. 미국에서 저희 부부는 교회 사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한국에 가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해서 많이 고민하게 되었고, 고민 끝에 남편의 뜻에 따라서 무작정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불편한 점은 배려심이 너무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고, 운전할 때 남이야 어떻든지 길 한가운데서 자신의 볼일을 본다는 것과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아래층에 자리가 많이 남아 있는데 편리한 위치에 이중주차를 해 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습니다. 저희 집 맞은편에 장애인 부부와 쌍둥이 자녀가 살고 있는데 이동할 때 너무 힘들고 어려워합니다. 거주하는 아파트 라인 주차장에 장애인 주차장이 없어서 아파트관리사무소장에게 이야기했더니 이미 행정상 정해진 장애인주차장이 다 설치되어 있어서 문제가 없다면서 대화를 피했고, 동장은 왜 그런 거 가지고 따지느냐면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미루는 모습에 많이 실망했습니다. 이웃의 어려움에 무관심한 모습 속에서 이기적이고 배려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후에도 몇 차례 찾아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설치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제 스스로가 이주민이기에 한국의 환경에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사회와 미국사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저는 미국에 갔을 때 영어를 잘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제가 미국에서 사회에 적응하고 취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미국에 가자마자 간호보조원 시험을 쳐서 합격해서 병원에서 근무를 했는데 저의 근무 태도를 본 원장이 성실하게 근무해 줘서 고맙다며 급여를 다른 사람에 비해 3배나 올려 준 적도 있었거든요.

이런 경험을 통해 두 나라를 비교해 보면, 미국에서는 "who I am?" 이라고 한다면 한국은 "What do you have?"라고 묻는다는 것이죠. 결국 자격을 묻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단면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있는 그대로 용납하고 그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기에 처음부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에 이주분야 인권강의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제가 이주민으로 경험을 했던 부분 때문입니다. 이주민들이 현실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한국에 돌아와서 저 자신이 직접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돌아오니 전에 보지 못했던 외국인이 너무 많아진 것과 우리 국민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차이가 있고, 격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들의 언어적, 문화적, 가정문제, 자녀문제, 직장문제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한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그 분들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대전 목원대에서 이민다문화정책학과 수업을 듣게 되었고, 그 과정 중에 인권 수업이 들어있어서 자연스럽게 인권에 대해서 배웠고, 때마침 대전인권사무소가 개소되어 자연스럽게 인권강사를 지원하여 지금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Q. 선생님께서 바라보시는 이주분야 인권의 현 상황과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귀국 후, 2년 정도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면서 이주노동자와 예술흥행공연자, 다문화이주여성들에 대한 인권은 너무너무 취약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 먼저 이주노동자는 직장 내 차별과 임금차별, 부당한 해고, 폭언과 폭행 등의 사건들이 많이 있어요.

또한,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 가장 관심 있게 듣는 부분이 “이혼했을 때 한국에 계속 살 수 있는가?”였어요. 이분들은 마음속에 현재는 체류자격이 불안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참지만 이혼을 해도 한국에 살 수 있을 때가 되면 이혼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분들이 마음껏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가정에서 시댁식구들에게 차별을 받게 되니까 그런 쪽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또한, 예술흥행공연자들은 더욱 인권문제가 심각해요. 이들 중 많은 수가 가수와 춤으로 한국에 취직하고 싶어서 들어올 경우가 있지만, 한국에 온 분들이 팔려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상당한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어요. 이들은 클럽이나 부대 등지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일에 빠지게 됩니다. 여권은 업소 주인에게 압수당해서 자신이 한국 올 때 들인 돈과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미등록 외국인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들이 이런 분들입니다.

이 부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불합리한 문제점들이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난감한 상황과 더불어 우리국민이 이주민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이들에게 더 차갑게 느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루아침에 인식이 변화되는 것이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전 국민의 다문화인권인식 교육이 필요하고 교육을 통해 다문화 인권에 대해 조금씩 바꾸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옳고 다른 사람은 틀리다는 인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내가 중요한 만큼 타인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인권강의를 하시면서 가장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A.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모두가 다 소중하고 인정받아야 하며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꼭 이야기 합니다.

 

Q.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 다른 다문화가정을 위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저의 이야기를 해 볼께요. 저도 약 30년 결혼생활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좋은 일도 있었고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면 남편이 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격려하고, 존중해 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게 사랑을 받으니, 저도 자신감이 생겨서 남편을 더 배려해주고, 이해하면서 언어의 벽과 문화의 벽을 뛰어 넘어 사랑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Q. 인권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A. 인정하고, 용납하고, 평등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르지만 모두가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이 평등하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인권은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권리인데 내가 더 있어서 더 높고 더 많이 배웠기 때문에 내가 맞다는 것은 인권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밖에서 이주민들을 만나게 되면 밝은 모습으로 웃으면서 인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것이 작은 배려이지만 당사자인 이주민들은 그 인사를 통해 힘을 얻고 희망이 생긴다고 한다.

 

권오석 기자  bims1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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