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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은은한 향기가 그립습니다

 얼마 전 티브이에서 본 내용이다. 여성들이 많이 출연하는 어느 오락프로그램에서 '외모관리를 철저히 한 여성'과 '거의 가꾸지 않는 여성'을 상대로 미팅하러 나온 남자의 반응을 살피는 모의실험을 했다. 결과는 '외모관리가 철저한 여성'이 남자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거의 가꾸지 않는 여성'에게는 무관심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여러 전문가가 '거의 가꾸지 않는 여성'의 아름다운 변신을 도와주는 코멘트를 해 주었다. 그러는 동안 방청석에 앉은 어떤 여성이 자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가꾸고 싶어도 못 가꾸고 산다고 울먹이자 모두 동정하는 눈길을 보냈는데 쓴웃음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피부관리, 치장, 성형 등 외모관리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미모는 '부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이것을 소위 루키즘(Lookism, 외모지상주의)라고 하는데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첫째, 여자의 미모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권력이라고 한다. 즉, 예뻐야 사랑받고 돈 잘 벌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 사회풍조가 여성들을 뒤흔든다. 실제로 대부분 사람들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면서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뿐만 아니라 '여자는 할머니가 되어도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고 잘생긴 남자는 동성에게 질투를 받지 않지만, 예쁜 여자는 주변의 시샘에 시달리게 된다고 하는 다소 여성비하적인 견해도 있다.
둘째, 한국인 특유의 무결점을 선호하는 완벽주의자들에게 잘 발달한 성형기술은 예뻐지는데 확실한 해법이 될 것이라는 환상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모에 투자할 만큼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검소하게 자연친화적으로 외모를 관리하는 방법은 없을까? 외모관리 관련 사업이나 매스컴이 은근히 부축이고 것처럼 돈으로 해결되는 외모보다는 자기만의 철학으로 삶을 가꾸는 과정 속에서 내면과 함께 외모도 아름다워지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온라인?오프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이 권장하고 있는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미인을 되기 위한 관리법을 소개한다.
 
 첫째, 피부관리는 저가라도 순한 화장품이 좋고, 숙면, 충분한 수분과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한다. 명상이든 운동이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한다. 극도의 스트레스가 피부와 비만의 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운동과 다이어트이다. 매일 하루에 40분 내외로 걷기, 걷기는 몸의 지방연소와 정화작용을 돕는다. 바른 자세를 위해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을 한다. 먹는 것은 즐거움이지만 과식은 위와 장을 혹사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므로 주기적으로 위와 장에도 휴식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이즈나 체중에 집착하기보다 체성분이 중요하다. 과체중이더라도 지방보다는 상대적으로 근육양이 많고 유연한 바디라인과 탄력을 갖추었다면 적당한 살은 오히려 넉넉하고 믿음직해보이는 장점이 있고 잔병치레가 많은 노후에는 버팀목이 된다고 한다.
 셋째, 치장은 고가의 옷보다는 헤어스타일이 중요하다. 주로 여성들이 패션의 마무리라고 하며 집착하는 핸드백은 자기 캐릭터를 살려줄 수 있는 중가브랜드로 하되, 용도별로 서너 개 정도면 된다.
 욕심만 과하지 않다면, 이 정도는 저비용에 고효율을 기대할 볼 만한 외모관리법으로 고비용의 관리법보다 그다지 뒤지지 않을 것 같다.
 
 덧붙인다면, 지나친 외모지상주의 풍조를 우려하는 이미지관리 전문가들의 주장하는 것처럼 여성들은 루키즘(Lookism)에 편승하여 예뻐지려고 한없이 돈과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개성과 호감 가는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즉 평범한 얼굴에 통통하다면 친근감 가는 얼굴로 타인을 편안하게 하는 강점을 가질 수 있듯이, 날씬하고 완벽한 미모를 추구하기보다는 자존감을 갖고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며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인근의 아시아 사람들이 성형관광까지 올 정도로 성형천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성형수술은 더 이상 감추어야 될 비밀이 아닐뿐더러 그저 리모델링이나 보수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적잖다. 다만 중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집착하여 너도나도 연예인 같은 판박이 외모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성형외과의사들도 성형중독녀는 주로 자존감이 낮은 여성들이고 지나친 것은 분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돈을 투자한 만큼 예뻐질는지는 몰라도 고도로 발달한 의술에 오히려 자신만의 정체성이 묻힐 수 있다. 오죽하면 모태미인, 인조미인을 구분할까. 짙은 화장이나 비싼 옷이나 보석 등에 투자하느라 여성들의 유지관리비가 높아만 간다.
 
 또한 한국인들은 남들의 시선을 대단히 의식하는 국민이다. 그래서인지 옷이나 가전제품과 휴대폰 같은 물건의 유행주기도 짧다. 또한 특징이 살아나는 이미지보다는 대량생산된 기성품 같은 외모에 영양결핍이 우려될 정도로 지나치게 마른 것을 선호하는 사회가 또한 한국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 미의 기준은 바뀐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고대에는 통통한 체격을 미인이라고 했지만식생활이 변하면서 비만이 우려되는 현대는 날씬한 체격을 선호하듯, 특정시대와 사회를 지배하는 미의식에는 그 집단성원의 무의식적 욕망이 투영되어 있어 욕망이 바뀌는 경우 미의식도 바뀌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은 마른 체형과 V라인 얼굴을 선호하지만 언젠가는 통통한 몸에 U라인이나 둥근형의 얼굴이 각광받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언제 또 바뀔지도 모르는 유행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삼고 무작정 쫓는 한 독자적인 멋은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펑퍼짐한 몸매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취향이나 체형에 맞는 차림새로 당당하고 개성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서양인들이 훨씬 멋쟁이로 보인다. 그들에게 뚱뚱함은 나이테 같은 세월의 흔적에 불과한 것이다.
 
 사실 세상의 모든 여자가 루키즘에 집착하거나 예쁜여자콤플렉스를 가진 것은 아니다. 호감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여성도 적잖다. 깎아놓은 조각품처럼 완벽한 외모는 쇼윈도의 마네킹이나 향기 없는 조화와 같다고 거리감을 느끼는데 오히려 한두 군데 부족한 듯 보이는 외모가 개성 있고 친근감을 주니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다.
 이는 매사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보다는 털털한 이에게 인간 냄새가 난다고 호감을 갖는 것과 같다.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의 속의 주연급은 단순히 완벽한 미모보다는 내면연기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지녔거나 카리스마나 포스를 발산하는 사람으로 캐스팅된다고 한다. 외모만 빼어난 사람은 잠깐 눈길을 끌지 모르나 오래 각인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재능으로 승부를 거는 수수하고 개성 있는 얼굴은 롱런한다.
 
 
 오십이 넘었어도 변함없이 선하고 자애로운 이미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탤런트 양미경씨! 그녀에게는 포근함과 평온함을 느끼게 하는 자연의 향기가 있다. 티브이나 패션잡지화보에서 튀어나온 듯 화려하고 현란한 외모보다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주변이 환해지는 파스텔 톤의 은은한 향기를 담은 꽃이나 자연의 일부가 떠오르게 되는 소박하고 수수한 아름다움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완벽하고 빼어난 외모보다는 누구에게나 호감 가는, 다가가면 온화한 미소로 맞이할 것 같은 얼굴이 많았으면 좋겠다. 너그러움, 따뜻함, 배려, 평온한 마음가짐을 통하여 외모에 배어나오는 내면의 향기는 절대로 성형수술이나 피부, 몸매관리로 가능한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외양은 부모가 물려준 유전자이므로 개조나 변형에도 한계가 있다. 아무리 과학과 의술이 좋다지만 누군지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변모했다면 자기 고유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그러므로 한국인의 고질병인 100프로의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70, 80프로의 '약간 부족함'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어디를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별다른 특색 없이 비슷비슷하게 아름다운 여성들보다 꽃으로 비유되듯 그들의 내면에서 뿜어내는 은은한 향기가 그립다.♧


이수영  visionlks@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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