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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그 아름다운 몸짓

연일 삼십 도를 웃도는 폭염의 어느 토요일 밤
마에스토로 정명훈이 지휘하고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북한어린이 자선음악회에 갔었다.
아직 한낮의 열기가 식지 않아 마치 찜질방을 방불케 하는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수많은 인파 속
그러나 어느 누구의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그의 몰입된 몸짓은
모든 관현악기 연주자와 합창단원
그리고 수많은 관중의 눈빛과 심장을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무언가에 골똘하여 열중하다보면 어느새 성취감과 행복감 그리고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그런 경험은 주로 면접이나 입사 시험공부 할 때였는데 당시 상황은 ‘이 길이 아니면 안 된다.’라는 절박함이 몰입을 가능케 한 것 같다. 
 
 직장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너무 좋아서 미치듯 달려들었을 때 성과가 좋았다. 그 덕분에 자신감이 생기고 탄력이 붙어 소질이 없거나 낯선 일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은 줄었다. 또한 착잡할 때는 단순작업에라도 집중하고 빠지다보면 시끄러운 머릿속이 정리되고 평화로워지는 것도 체험하곤 했다.
 
 이렇게 몰두하여 심취함으로 얻게 되는 효용을 어느 정도 체득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연히 황농문 저『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이란 책을 만나게 되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잠재력을 깨우는 ‘몰입’을 하라! 가 키워드인 이 책은 몰입의 위대함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저서로 ‘몰입이 잠재된 우리의 두뇌 능력을 첨예하게 일깨워 능력을 극대화하고 삶의 만족도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방법’이라고 한다.
 
 
 뉴턴, 아인슈타인, 에디슨과 같은 과학자들, 워렌 버핏과 같은 투자자들, 빌 게이츠와 같은 세계적인 CEO 등 각자의 분야에서 비범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고도로 집중된 상태에서 문제를 생각하는, 즉 ‘몰입’적 사고를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몰입이 개인의 천재성을 일깨워주는 열쇠라고 말한다.
 
 또한 현대는 Work Hard가 아니라 Think Hard의 시대임을 강조하며 "생각하고 집중하고 몰입하라"고 한다. 그래서 행복과 성공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일에 미치지 말고 생각에 미치기'를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불안과 우울을 고질병처럼 안고 사는 현대인들이 몰입적 사고를 통해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도록 제시한다. 실상 심란할 때는 사람들과의 대화보다 복사기나 프린터의 기계음, 함석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 한여름 매미소리처럼 단조로운 음향이 자신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어 푸근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행복의 비결은 결국 내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열정이나 집중력으로 표현될 수 있는 몰입은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통하여 자기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충족감을 갖게 되고 정서적으로도 평안해질 수 있다.
 그러나 누구와 함께 있을 때는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사교모임을 좋아하거나 외로움을 탄다고 혼자 있기를 꺼려하는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고 직시하며 몰입할 기회가 그만큼 적어져 자신에 대해 불안정하고 우울해질 가능성이 있다.
 
 주변에는 집, 차, 학벌, 외모, 자녀의 성공 등 눈에 보이는 속세적인 가치에만 집착하는 사람이 적잖다. 그들을 보면 어딘지 공허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남의 시선에는 아랑곳없이 무엇엔가 집중하고 몰입하는 ‘열정’형 인간을 보면 고무되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 까닭은 지나친 외적인 가치추구는 내면적인 결핍을 외양으로 보완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열정’형은 그 사람이 몰입체험을 하면서 발산하는 성취감과 행복감이 보는 이에게도 그대로 전파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집중된 에너지의 원천인 몰입은 행복과 성취의 지름길이고,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므로 무언가 열중할 가치가 있는 것, 즉 반드시 도전할 목표나 성취해야 될 꿈을 발견했다면 한 가지만 부단히, 그리고 충분한 숙성과 발효를 위해 천천히 이루어내야 한다.
 톨스토이는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일수록 삶이 단순하다.’는 말을 남겼다.
 
남들은 다 잘되는데 나만 모든 게 안 풀린다고 생각될 때,
험한 십자가를 지고 긴 터널 속을 지나고 있다고 느낄 때,
내게 남은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고 실의에 빠져있을 때,
모든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듯 한탄할 때
이럴 때는 자기가 좋아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무엇인가에 간절한 소망을 담고 몰입하라

당장의 창조물이나 성취는 아니더라도
무아지경의 그 순간 평안과 행복을 느낄 것이다.
또한 이 행복의 순간순간이 모아지면
마에스토르 정명훈과 같은 영광의 자리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고 인생의 반전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수십 년간 일궈놓은 몰입으로
동양인이라는 불리한 입지를 극복하고
세계 정상급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게 된
첫 번째 한국인, 정명훈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그의 몸짓이
찜통더위에도 수많은 인파와 광팬을 몰고 오는
지금의 화려한 명성을 만든 것이리라.♧


이수영  visionlks@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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